이은숙 설치전 야광/실/치유
토포하우스, 서울, 한국
Lee, Eunsook Solo Exhibition
black-light/thread/healing
TOPOHAUS, Seoul, South Korea
01. – 21. Feb. 2021
이은숙 작가는 섬유예술가로 출발하여 오로지 실과 블랙라이트로 전 세계를 돌며 설치를 하였다. 그의 작품은 의자나 소파 등 가구 모양의 설치물 안에 형광 램프와 특수 섬유 등 작가가 개발한 재료를 이용해 꾸민 작품들은 블랙라이트와 함께 빛의 공간으로 환원시키며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작가는 사람들 사이의 갈등과 미움을 해소하고 세계적인 화합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작품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의 작업의 주제는 가족과 대립과 갈등의 관계를 예술로서 치유하는데 뜻을 두고 있다.
그의 부모는 북한에서 월남한 이산가족이다. 한국전쟁 1.4후퇴 때 월남한 아버지는 북에 가족을 두고 온 실향민이었고 생전에 북에 남겨진 자녀들을 만나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그리하여 그는 2007년 통일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 앞에 한국 이산가족 5천명의 이름이 적힌 분단의 벽을 세우기도 하고, 베를린의 남북대사관을 실로 잇는 퍼포먼스 등을 통해 분단상태에 있는 국가와 가족의 아픔을 치유하고 극복하는 메시지를 예술작품으로 전달해왔다.
2004년 캐나다 벤쿠버 국립 리치몬드 아트센터, 2005년 뮌헨 전통과 혁신전, 2007년 베를린, 사라진 베를린 장벽, 2011년 샌프란시스코, 2015년 버지니아 워크하우스 뮤지엄, 브릭 레이어, 2014년 홍콩, 하버시티, 이해의 의자 설치, 2014년 워싱턴 DC, Lincoln Memorial Reflection Pool 등 활발한 해외 전시와 2013년 파주 DMZ(정전 60년, 잃어버린 북쪽 가족의 이름을 부르다) 국내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또한, 2020년 신세계에서 주최하는 공모전(COEX 별마당 도서관 열린아트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였다. 이 수상은 작가 생애 최초 수상이며, 1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젊은 작가들과 경쟁하여 64세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다음 글은 30여 년 전 섬유예술가로서 활동하던 1990년 개인전에 실었던 평론이다. 그는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일관된 작품을 하고 있다.
“섬유예술가 이은숙의 의도가 어떻게 구체적인 미적효과에 도달하느냐는 것은 누구도 상상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은숙은 기존의 미학으로서는 측량할 수 없는 새로운 방법과 처리로써 자기의 작품을 완성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은숙의 작품제작의 원동력은 전혀 그녀만이 갖고 있는 일종의 마술로써 상식으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새로운 경지에 도달한다. 마치 원시인이나 어린이들이 기존의 미학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분방한 테두리에서 본능적이고 본질적인 작품을 성취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번 작품전에는 전부 설치미술로서 회장을 가득채운 섬유의 구성과 율동이 일종의 마법의 세계를 연출하고 있다. 잔재주를 부리지 않고 본능적인 미의 감각에서 흘러나온 그녀의 표현력은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그녀만의 것이기 때문에 보는 사람을 놀라게 하고 그리고, 그 놀라움 속에서 어떤 새로운 가치를 정립하는 것이다. 기술을 앞지른 섬유예술가 이은숙의 기상천외한 작품의 세계가 마음껏 실현되고 있는 것이 그녀의 세 번째 작품전인 것이다. 무엇에 들린 것 같이 발산하는 그녀의 자세 속에서 우리는 샤만적인 일종의 요기를 발견한다.” – 이경성(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